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먼저 차면 이긴다더니 … '11m 러시안 룰렛' 러시아서 헛발질

'11m 러시안 룰렛'. 축구의 승부차기를 일컫는 말이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 월드컵에 정식 도입된 승부차기는 키커와 골키퍼 사이의 11m 거리에서 일대일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공을 차서 골문 안으로 넣어야 하는 키커와 시속 100㎞ 안팎의 빠른 공을 막아야 하는 골키퍼 사이의 심리적인 싸움은 치열하다. 결과에 따라 양 팀 선수들의 희비가 갈리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후유증도 크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승부차기는 예년과 다른 점이 많다. 16강전에서 벌어진 3차례 승부차기에서 먼저 차는 팀이 모두 패하는 징크스가 이어졌다. 대회 첫 승부차기가 벌어졌던 스페인-러시아 경기에선 스페인이 선축하고도 러시아에 3-4로 패했다. 또 덴마크-크로아티아전에선 먼저 찬 덴마크가 크로아티아에 2-3으로 졌다. 콜롬비아-잉글랜드 경기에서도 선축에 나섰던 콜롬비아가 잉글랜드에 3-4로 역전패했다. 그동안 월드컵에선 먼저 차는 팀이 이길 확률이 더 높았다. 영국 BBC는 최근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 결과 분석을 통해 '먼저 차는 팀 키커의 성공률은 73%로, 나중에 차는 팀의 성공률은 69%'라고 분석했다. 또 '선축하는 팀의 승률이 60%'라고 분석했다. 선축하는 키커의 성공률이 더 높은 건 뒤에 차는 선수는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 월드컵에선 선축하는 팀이 유리하다는 분석과는 상반된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차는 팀 키커들의 성공률이 53.3%에 그쳐 후축하는 팀 키커들(78.5%)보다 낮았다. 특히 이아고 아스파스(스페인), 니콜라이 외르겐센(덴마크), 카를로스 바카(콜롬비아) 등 선축한 팀의 5번째 키커가 모두 실축했다. 역대 월드컵에선 먼저 차는 팀의 5번째 키커가 성공할 확률은 70%였는데 러시아 월드컵에선 예외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신(神)의 실험'으로도 불리는 페널티킥은 골키퍼에 비해 키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키커가 차는 공은 0.4~0.5초 만에 골문에 도달하는데 비해 골키퍼가 반응하는 시간은 평균 0.6초다. 영국의 물리학자 존 웨슨은 "5~6걸음의 도움닫기 이후에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양쪽 골 포스트 상단 50cm 지역을 향해 공을 차면 그 누구도 막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승부 이후에 벌어지는 승부차기는 경기 중 페널티킥보다 성공률이 떨어진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선 20개의 페널티킥 중 15개가 성공해 성공률 75%를 기록했다. 반면 승부차기에선 총 29명의 키커가 나서 19명만 골을 넣었다. 성공률은 65.5%에 머물렀다.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 키커 성공률(70.8%)보다 크게 낮았다. 그만큼 골키퍼들이 눈부신 선방이 눈길을 끌었다. 승부차기에서만 3개를 막은 다니엘 수바시치(34.크로아티아)와 2개를 선방한 카스퍼 슈마이켈(32.덴마크)의 대결은 이번 대회 승부차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또 러시아가 사상 첫 8강에 오르는 데는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32)의 활약이 밑받침이 됐다. 잉글랜드는 골키퍼 조던 픽포드(24)의 활약 덕분에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3전 전패를 기록 중이던 잉글랜드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 따로 멘털 훈련을 하는가 하면 부담감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골프의 퍼트 훈련까지도 마다치 않았다. 현역 시절 유로 1996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했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48) 잉글랜드 감독은 "승부차기는 운이나 우연이 아니다. 부담감을 극복하는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1994년 미국,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은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렸다.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3차례 월드컵에선 결승전이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오른 나라 중에는 브라질이 특히 승부차기에 강세를 보인다.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2승2패를 기록 중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18-07-05

8강 확정 '어게인 2006'…유럽 6개국·남미 2개국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저주'를 풀어내고 8강행 막차를 타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에 도전하는 8개국이 모두 확정됐다. 잉글랜드는 3일(LA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기고 12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16강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잉글랜드-콜롬비아전이 끝나면서 러시아 월드컵의 8강 대진이 모두 완성됐다. 8강 대진은 유럽과 남미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유럽은 6개국(프랑스·벨기에·러시아·크로아티아·스웨덴·잉글랜드), 남미는 2개국(우루과이·브라질)이 8강에 오르면서 유럽의 우승 확률이 커졌다. 앞서 2006년 독일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유럽(2006년 이탈리아·2010년 스페인·2014년 독일)이 3개 대회를 싹쓸이했다. 유럽과 남미 이외의 국가가 8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북중미의 멕시코와 아시아의 일본이 16강에 진출해 8강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06년 독일 대회 때도 이번 러시아 대회와 똑같이 유럽 6개국(독일·이탈리아·우크라이나·잉글랜드·포르투갈·프랑스), 남미 2개국(아르헨티나·브라질)이 8강에 진출했고, 유럽이 모두 준결승(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프랑스)에 올라 결국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러시아 월드컵 8강전은 LA시간으로 6일 오전 7시 나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우루과이-프랑스전부터 시작된다. 곧바로 6일 오전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브라질과 벨기에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어 7일 오전 7시 사마라 아레나에서 스웨덴과 잉글랜드가 맞붙고, 이어 오전 11시 소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러시아와 크로아티아가 격돌한다.

2018-07-03

명장 스콜라리 한국행 가능성? 브라질 언론 "이집트와 영입 경쟁중"

두차례나 브라질 축구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한 '명장'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70·사진)이 한국의 구애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브라질의 '글로부 에 스포르테'는 3일 "이집트 축구협회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서 탈락한뒤 엑토르 쿠페르 감독을 해고하고 스콜라리와 접촉했으며 이는 한국측도 마찬가지"라 전했다. 매체는 "이집트측은 곧 스콜라리 감독과 만날 예정"이라며 "스콜라리 영입을 통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통과와 우승,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도 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스콜라리의 스카웃을 원하며 조별리그 최종전서 독일을 2-0으로 이겨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16년전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우승을 이끈 스콜라리는 2012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브라질을 우승시켰다. 포르투갈·쿠웨이트 팀도 지휘한 스콜라리는 주빌로 이와타(일본)·첼시(잉글랜드)·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광저우 헝다(중국) 등 클럽팀도 맡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광저우를 마지막으로 현재 무직인 상태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5일 감독선임위원회 소위원회를 열어 신태용 감독에 대한 평가에 나설 예정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소속 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이달로 계약이 끝나는 신 감독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8강 도전에 실패한 일본 은 미국 감독을 역임한 위르겐 클리스만(독일)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07-03

벨기에전 추가골 노린 일본 "사요나라 월드컵"

일본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의 탈락과 함께 아시아의 도전도 끝났다. 일본은 2일 로스토프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2-3으로 대역전패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 4분 하라구치 겐키의 선제골과 이누이 다카시의 연속골로 앞서갔지만 이후 세 골을 연거푸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 24분 공격에 가담한 벨기에 수비수 얀 페르통언이 일본 위험지역 모서리 부근에서 헤딩 패스한 볼이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의 키를 넘겨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18m를 날아 그물에 꽂힌 페르통언의 골은 월드컵 역사상 최장거리 헤딩골로 기록됐다. 5분 뒤엔 후반 교체 투입된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가 에당 아자르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동점 골을 터뜨렸다. 승부는 후반 종료 직전 결승 골을 터트린 벨기에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속공 상황에서 토마스 메우니에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연결한 땅볼 크로스를 나세르 샤들리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월드컵 결선 토너먼트에서 0-2로 뒤지던 팀이 승부를 뒤집은 건 지난 1970년 멕시코 대회 당시 서독이 8강에서 잉글랜드를 3-2로 꺾은 이후 48년만이다. 조별리그까지 포함해도 0-2를 3-2로 뒤집은 역전 드라마는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6차례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통산 세번째로 16강 무대를 밟았던 일본은 사상 첫 8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세계랭킹 3위 벨기에의 뒷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일본이 탈락하며 앞서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한국·이란·사우디 아라비아·호주와 함께 아시아의 월드컵 도전도 막을 내렸다. 결국 지나친 자신감이 패착이었다. 니시노 아키라 일본대표팀 감독은 "후반에 먼저 두골을 넣은 뒤 추가골을 노린 것이 큰 실수였다"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두골을 허용한 이후에도 수비적으로 전환해 연장전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리드하면서도 차분히 경기를 풀지 못한 건 폴란드와 조별리그 최종전(0-1패) 여파가 컸다. 당시 일본은 0-1로 지고 있던 후반 막판 16강 진출이 유력해지자 10분동안 고의로 볼을 돌렸다가 커다란 비난을 받았다. '축구 정신을 훼손했다'는 축구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니시노 감독은 벨기에전을 앞두고 "폴란드전에서 10분간 제대로 뛰지 않았으니 16강전에서는 그만큼 더 달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16강에서 멈춰 서긴 했지만, 일본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콜롬비아, 세네갈, 폴란드, 벨기에 등 강호들을 상대로 '스시 타카(초밥+티키타카 합성어:일본식 패스축구)'를 구사하며 매 경기 특유의 흐름을 유지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를 지나치게 의식해 매 경기 전술과 선발 라인업을 바꾼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경기를 마친 뒤 선보인 성숙한 매너도 칭찬을 받았다. 일본-벨기에전이 열린 로스토프 아레나의 시설 책임자 프리실라 얀슨은 3일 자신의 SNS 계정에 선수단이 떠난 일본 라커룸의 사진을 올렸다. 얀슨은 "일본 선수단은 벤치는 물론, 라커룸까지 깨끗하게 청소했다. 심지어 러시아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메모까지 남겨놓았다"면서 "이런 팀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썼다. 일본 팬들도 패배 직후 눈물을 흘리며 관중석을 청소해 박수를 받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8-07-03

브라질 6번째 우승 가능성↑

'작은 거인'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망.사진)가 이끄는 '삼바 군단' 브라질이 '엘 트리'(삼색 군단) 멕시코를 완파하고 월드컵 8강에 안착하며 16년만의 6번째 우승에 근접했다. 언제나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상대수비를 손쉽게 뒤집는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기록인 다섯번의 우승을 기록했으며 모두 외국땅에서 정상에 올랐다. 안방에서 개최한 두차례 대회에서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모두 2위·4위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관계기사 2·3·4면>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는 브라질은 1994 미국 대회 이후 7회 연속 준준결승에 올랐으며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던 1위 독일을 비롯, 포르투갈(4위)·아르헨티나(5위)·폴란드(8위)·스페인(10위) 등 우승 후보들이 무더기 탈락해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문전에서의 결정력이 뛰어난 네이마르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부진했던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압박과 역습으로 경기 초반 당황하게 만들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며 브라질의 리듬에 말리게 되는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네이마르와 필리피 쿠르치뉴·가브레유 제주스·윌리앙을 중심으로 한 공격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2년전 미국서 열린 남미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서 부진했던 오른쪽 윙어 윌리앙은 이번 월드컵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네이마르에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이에따라 네이마르가 골대 앞에서 훨씬 더 많은 슛 찬스를 갖게 됐다.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경고 누적으로 벨기에와의 준준결승에 결장케 됐지만 후보층도 두터운 브라질의 전력약화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편 3일 16강전에서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저주를 풀며 콜롬비아를 제쳤으며 스웨덴은 스위스를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서 콜롬비아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2006년 독일대회 이후 12년만에 8강 진출권을 따낸 잉글랜드는 스위스를 1-0으로 물리친 스웨덴과 7일 4강행을 다투게 됐다. 손흥민의 토트넘 핫스퍼 동료이기도 한 해리 케인은 페널티킥 선제골로 6골을 마크, 대회 득점왕을 향해 순항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7-03

일본 짧고도 달콤했던 '8강의 꿈'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리던 일본이 역전패를 당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일본은 2일(LA시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에게 추가시간 4분 결승 실점으로 2-3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후반전 초반 2골을 연속으로 터뜨리며 2-0 리드 상황을 만들었다. 원정 응원을 나온 일본 관중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시바사키 가쿠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시바사키는 하라구치 겐키에게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찔러줘 그의 화려한 월드컵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이어 이누이 다카시의 중거리 슈팅 추가골이 터졌다. 러시아월드컵 직전 FIFA 랭킹은 벨기에 3위, 일본 61위지만 기적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1999년 이후 벨기에-일본 A매치 상대전적은 2승 2무 2패로 같다는 점도 일본 관중들을 월드컵 8강 진출의 꿈에 부풀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정했다. 벨기에가 후반 20분 펠라이니와 나세르 샤들리를 동시에 교체투입한 결정이 옳았다. 벨기에는 기세를 몰아 3골을 연속 터뜨렸다. 벨기에전에서 일본은 충분히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과 관중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현지도 충격에 빠졌다. 일부 축구팬들은 오사카 도톤보리 강에 몸을 던지기도 했다. 가장 먼저 몸을 날린 20대 팬은 "일본 대표 팀이 아쉬웠다. 그 억울함에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도톤보리 강은 수심이 3-5m로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곳이다. '급강하 위험'을 알리는 문구가 다리 난간에 있었지만 팬들은 잇따라 몸을 날렸다. 한편 한국덕에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던 멕시코 역시 8강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멕시코는 2일(LA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하면서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이어온 16강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무려 24년간 7회 연속으로 이어진 지긋지긋한 징크스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운이 따라주는 듯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 디펜딩챔피언 독일과의 경기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과의 2차전에서도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 스웨덴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그나마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어줘 16강 진출 티켓을 간신히 거머쥐었다.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진출한 멕시코 선수들은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미겔 라윤, 카를로스 살세도 등 주요 선수들은 머리를 하얗게 염색하며 징크스 탈출에 관한 강한 염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다시 한 번 징크스에 울었다. 브라질과의 월드컵 다섯 번째 만남도 패하면서 역대 전적은 1무 4패가 됐고, 다섯 경기 동안 실점은 13점, 득점은 여전히 0으로 남았다.

2018-07-02

크로아티아, 승부차기로 덴마크 제압

크로아티아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덴마크를 누르고 극적으로 8강에 합류했다. 크로아티아는 1일 러시아의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전·후반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을 1-1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힘겹게 16강을 통과해 개최국 러시아와 8강에서 맞붙게 됐다. 러시아 역시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이기고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조별리그 D조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던 크로아티아는 4강 신화를 썼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반면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덴마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16강에 올랐지만 그 이상 올라가는데는 실패했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은 크로아티아가 공격하고 덴마크는 지키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볼점유율에서 53%대 47%로 크로아티아가 앞섰고 슈팅 슛자도 22-15로 크로아티아가 더 많았다. 하지만 덴마크는 크로아티아보다 더 많이 뛰면서 크로아티아의 공세를 막아냈다. 덴마크의 주행거리는 135km로 크로아티아의 132km보다 더 많았다. 양 팀의 필드골은 경기 초반에 터졌다. 덴마크는 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상대 진영에서 던진 롱 스로잉을 문전 앞에 있던 마티아스 요르겐센이 받아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시작하자마자 기습을 허용한 크로아티아는 전반 4분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간판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였다. 만주키치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고 자신 앞에 떨어진 공을 터닝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지만 정규시간 내에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 계속해서 크로아티아가 주도권을 갖고 몰아붙였지만 덴마크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덴마크의 역습 역시 매서웠지만 크로아티아 골문을 열 정도는 아니었다.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지만 끝내 1-1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9분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루카 모드리치의 슈팅이 덴마크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에게 막히면서 결국 승부차기로 경기가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웃은 쪽은 크로아티아였다. 선축에 나선 덴마크는 첫 키커로 나선 간판스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실축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첫 키커 밀란 바델리의 슈팅 역시 슈마이켈의 선방에 막혔다. 양 팀 모두 2, 3번 키커가 잇따라 골을 성공시켰지만 4번 키커의 슈팅은 나란히 골키퍼에게 막혔다. 2-2 동점인 가운데 마지막 키커에게서 희비가 엇갈렸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의 니콜라 예르겐센이 찬 공을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가 정확히 막아냈다. 이어 마지막 키커 이반 라키티치가 골을 성공시켜 대혈전의 막을 내렸다.

2018-07-01

스페인의 '섬뜩한 개최국 징크스'

아르마다(무적함대) 스페인의 개최국 징크스가 2018년에도 변함없이 지속됐다. 스페인은 1일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서 벌어진 제21회 월드컵 16강전에서 홈팀 러시아에 승부차기로 패배하며 초반탈락했다. 전반 12분 마르코 아센시오가 올린 프리킥이 러시아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의 뒷발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이 되며 스페인이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반 41분 코너킥후 아르툠 주바가 헤딩한 볼이 헤라르 피케의 팔에 맞는 핸들링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주바가 직접 차넣었다. <관계기사 2·4·6·8면> 전·후반과 연장 전ㆍ후반까지 120분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팀은 페널티 슛아웃에 돌입했다. 유리한 선축인 스페인은 3번째 키커 코케, 5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의 슛이 이고르 아킨페예프의 선방에 막혀 3-4로 무릎을 끓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0위인 '티키타카 군단'이 러시아(70위)에 덜미를 잡히며 스페인의 월드컵 개최국 징크스는 4전4패로 처참하게 이어지게 됐다. 가장 최근인 2002년 한일대회 8강전서도 스페인은 한국과의 승부차기에서 3-5로 진바 있다. 메이저 대회까지 포함하면 개최국 상대 전적은 9차례 모두 무승이 된다.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재경기에서 0-1로 패했으며 1950년 대회 결승리그서도 개최국 브라질에 1-6으로 대패했다. 특히 개막 하루전에 임명된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은 "징크스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 말했지만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불운에 우는 입장이 됐다. 한편 무려 48년만에 준준결승에 진출한 러시아는 역시 덴마크에 승부차기 승리를 거둔 동유럽의 강자 크로아티아와 7일 서남부 소치에서 4강행을 다투게 됐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7-01

메시-그리즈만, 호날두-수아레스…8강전은 '스타워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 스타 선수들의 맞대결이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펼쳐진다. 30일부터 열릴 16강전은 우루과이-포르투갈, 스페인-러시아, 프랑스-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덴마크, 브라질-멕시코, 스웨덴-스위스, 벨기에-일본, 콜롬비아-잉글랜드 매치업이다. 무승부가 있는 조별리그와 달리 16강부터는 승부를 가르기 위해 연장전과 승부차기도 이어진다. 30일 열리는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은 결승전 같은 빅 매치다. 유로 2016 준우승 팀 프랑스는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 은골로 캉테 등 멤버들이 화려하다.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그리즈만은 빠른 스피드와 슈팅뿐 아니라 압박 능력도 좋아 아르헨티나 입장에서 가장 껄끄럽다. 조별리그에서 1골만 기록한 그리즈만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내 경기력도 더 올라가고 있다. 나를 믿는다"고 말했다. D조에서 힘겹게 2위(1승1무1패)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기세등등해진 메시에게 또 한번 기대를 건다. 메시는 27일 나이지리아와 D조 최종전에서 대회 첫 골을 터뜨리고 2-1 승리를 이끌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동료를 모아 투혼을 일깨우는 등 팀 플레이에 집중했다. 메시는 "프랑스 선수들의 경기를 봐 왔다.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의 월드컵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스카이베트, 윌리엄힐 등 유럽 주요 베팅 사이트에선 메시(5배)와 그리즈만(5.5배)이 가장 낮은 배당률로 이 경기 첫 골을 넣을 것으로 예측했다. 30일 열리는 우루과이-포르투갈 경기도 골잡이 호날두와 수아레스의 대결로 관심을 끈다. 둘 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대표 구단, 레알 마드리드(호날두)와 바르셀로나(수아레스)의 골잡이다. 2017-2018 시즌에도 호날두가 26골, 수아레스가 25골로 프리메라리가 득점 2위, 3위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4골을 터뜨려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호날두는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선 16강을 넘어서야 한다. 수아레스는 월드컵에서 골을 넣으면 무조건 승리해 온 공식을 이어가려 한다. 수아레스는 역대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렸던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3차전 러시아전에서 나란히 선제골을 넣었고, 우루과이는 승리했다. 5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해리 케인(잉글랜드)은 다음달 3일 라다멜 팔카오가 나설 콜롬비아를 상대로 또 한번 득점을 정조준한다. 네이마르(브라질)는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16강에 오른 멕시코를 1일 상대한다. 28일 H조 최종전에서 후반 막판 후방에서 공만 돌려 여론의 폭격을 당한 일본은 에당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가 다수 포진한 벨기에를 만난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한국에 패한 독일을 예로 들면서 "독일 탈락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은 역동적이고 기술적인 팀이다. 16강 진출이 놀랍지 않다"며 경계했다.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일본이 벨기에에 2승2무1패로 앞서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18-06-29

전차군단 이긴 한국에 세계가 '허걱~'

한국이 세계 최강 독일을 꺾자 해외 언론은 일제히 놀라움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투지에 찬사를 보냈다. 한국은 27일(LA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2-0으로 눌렀다. 1승2패(승점3·골득실0)로 F조 3위에 그친 한국은 16강 진출엔 실패했다. 그러나 독일을 무너뜨리면서 역대 월드컵 사상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독일은 F조 4위(1승2패·승점3·골득실-2)로 떨어지면서 1938년 이후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독일 팬들과 언론은 충격에 빠졌다. 빌트는 "월드컵 악몽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면서 "독일의 월드컵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디 벨트는 "독일팀의 경기력이 부끄럽다. 열정과 생각이 부족했다"고 비난했다. 독일 축구 전문 매체 키커는 "독일이 토너먼트행(16강)을 놓친 것은 독일 사상 최초의 재앙이다. 독일의 황금세대는 이제 마지막이다"라고 표현했다. 다른 나라 언론들도 독일의 탈락 소식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특히 축구 종가인 영국과 축구 강국 브라질 등은 독일의 탈락을 은근히 기뻐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대회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한국은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마치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처럼 기뻐했다"고 전했다. BBC는 또 한국의 골키퍼 조현우에게 가장 높은 점수(10점 만점에 8.85)를 주고, 독일 선수들에게는 2~3점대의 최악의 점수를 줬다. 영국 선 스포츠는 28일 자 1면에 F조 순위표를 크게 게재했다. 그리고 4위 독일에 빨간 줄을 쳐놓고 '탈락'이라고 강조한 뒤 "점선을 따라 순위표를 잘라서 소장하세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보면 웃을 수 있어요"라고 비꼬았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7로 졌던 브라질도 독일의 탈락을 반기는 표정이었다. 폭스스포츠 브라질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아하하하하하하하(AHAHAHAHA)…'라는 문구를 게시하면서 기뻐했다. E조 1위 브라질은 특히 한국이 독일을 꺾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쉬운 F조 2위 멕시코와 16강전을 치르게 된 것을 기뻐했다. 아시아의 일본과 중국도 한국의 투혼을 칭찬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독일의 공격은 단조로웠고, 한국의 수비진은 무너지지 않았다"고 했고, 산케이 스포츠는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스포츠닛폰은 "한국은 베스트 라인업을 짤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의지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에 져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고 했고, 봉황망은 "한국은 이날 독일과 경기에 철저한 준비를 해서 매우 계획적으로 움직였으며 모든 선수가 혼신을 힘을 다해 이겼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2018-06-28

벨기에, 잉글랜드 1-0 제압…조1위 16강

벨기에가 조 1위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28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아드낭 야누자이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벨기에는 조별리그 3승(승점 9점)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잉글랜드는 2승1패(승점 6점)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벨기에는 일본과 잉글랜드는 콜롬비아와 16강전을 치른다. 16강 진출을 확정된 잉글랜드와 벨기에는 주전 일부를 제외한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주전 선수들이 빠졌지만 양팀을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전반 초반에는 벨기에의 공격이 무서웠다. 전반 6분 티엘레만스가 강력한 중거리슈팅으로 잉글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0분에는 펠라이니의 패스를 받은 바추아이가 잉글랜드의 골문으로 공을 욱여넣었지만 케이힐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전반 27분에는 펠라이니가 강력한 슈팅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노렸다. 잉글랜드는 측면 공격을 활용했다. 양쪽 윙백이 높은 지역까지 전진해 벨기에를 압박했다.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 작업을 이어갔지만 득점과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양팀은 이후 몇 차례 공격을 주고받았지만 고대했던 득점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됐다. 첫골은 후반 6분에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야누자이는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벨기에의 1-0 승리로 끝났다. FIFA는 경기종료 후 벨기에의 승리를 이끈 야누자이를 경기 최우수선수(MOM.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이승권 기자 lee.seungkwon@koreadaily.com

2018-06-28

16강 떨어지고도 기쁜 날

잠자던 '아시아의 호랑이'가 눈을 떴다.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 있는 실낱 같은 희망을 실현하진 못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도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기록한 건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1승2패 승점 3점을 기록한 한국은 F조 3위에 그쳐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승 후보 독일(1승2패)을 조별리그 최하위로 떨어뜨리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했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등장한 1934년 이후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역습 위주의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반에는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좌우 날개 문선민(인천), 이재성(전북)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7명이 촘촘한 두 줄 수비망을 구축하고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같은 시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기를 치른 스웨덴이 멕시코에 앞서가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린 독일은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마리오 고메스(슈투트가르트),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 등 공격수를 줄줄이 투입하며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지만,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쇼가 이어지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득점에 실패한 독일이 흔들리는 사이 한국이 과감한 역습으로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반 추가 시간에 드라마 같은 두 골이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고, 손흥민이 속공 상황에서 한 골을 보탰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한국은 도전을 멈췄지만 후회 없는 승부로 한국축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송지훈 기자

2018-06-27

마지막 4분 '기적 드라마' 한인들 열광

LA 윌셔 잔디광장이 폭발하듯 두 번 들썩거렸다. 한인 축구팬들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고 멕시칸 축구팬들도 신이 나 춤을 췄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3차전에서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2대 0으로 꺾었다. 같은 F조 스웨덴이 멕시코를 이기는 이변을 일으켜 16강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자존심만은 지켰다. 대표팀의 1, 2차전 연패로 이날 LA 윌셔 잔디광장에 모인 축구팬은 600여 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한인팬들은 붉은색 티셔츠에 '대한민국' 글자가 적힌 머리띠를 동여매고 광장을 찾았다. 올해 창단한 프로축구팀 LAFC 한인응원단 타이거 서포터 그룹은 'LA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호랑이 문양의 대형 걸게 그림을 가지고 나왔다. 응원단 벤 지(30)씨는 "독일팀도 예전만큼 강력하지 않다. 오늘 왠지 이길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며 경기를 전망했다. 휘슬소리와 함께 팬들의 심장도 뛰었다. 이전 경기와 달리 대표팀은 상대팀에 밀리지 않고 부딪치고 역습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쇼'를 펼칠 때마다 광장에는 탄식과 환호가 터져나왔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제니퍼 한(61)씨는 "지난번 멕시코전에서 희망을 봤다"며 "결과가 걱정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축구팬들도 독일 축구팀 유니폼을 입고 잔디에 자리를 잡았다. 독일인 우르 제워벡은 "한인들이 잔디밭에 앉아 응원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훌리건도 없고 신사적이라 축구를 즐기기 더 좋다"고 말했다. 경기력에 대해서는 "보다시피 독일도 예전과 같이 않아 걱정이다. 끝까지 봐야 알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는 전후반 내내 높이를 앞세운 독일의 공세와 대한민국의 카운터펀치로 줄다리기를 했다. 팽팽한 끈은 후반 인저리 타임 4분에 끊어졌다. 대한민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김영광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숨죽이던 광장은 비디오 판독이 끝나고서야 지축이 흔들리 듯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어 다시 4분 후 전방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주세종이 상대팀 골키퍼 노이어에게 빼앗은 골을 받아 쐐기골을 터뜨렸다. 결과는 2:0, 대한민국의 완승이었다. 이주성(59)씨는 "이길 줄 알았다. 한인의 저력을 보여줬다. 16강 진출에 실패해 아쉽지만 자존심은 지켰다"고 말했다. 더 신이 난 건 건 멕시칸들이었다. 멕시코 응원단들은 경기 내내 잔디광장에 설치된 두 개의 스크린을 통해 F조 경기롤 모두 지켜봤다. 손의 땀을 쥐며 16강 진출의 주판알을 튕겼다. 휴고 블렘빌라는 "한국이 독일을 이기지 않았으면 멕시코가 16강에 오르지 못 할 뻔해 멕시코 경기와 한국 경기를 동시에 봤다"며 직접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를 연발했다. 멕시코 남자친구와 나온 심선영씨는 "한국팀이 이겼는데 남자친구가 더 좋아한다. 한국팀이 최선만 다해주기를 기대했는데 너무 멋지게 이겼다"고 말했다. 페루계 미국인 샘 아리에타는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2:0이란 확실한 점수 차로 이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은 F조 3위로 16강에 실패했다. 하지만 절실함이 빛났다. 황상호 기자·장수아 인턴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2018-06-27

멕시코 "꼬레아, 그라시아스!" 물결

축구에 죽고 사는 멕시코가 27일 '한국 감사 인사' 물결로 뒤덮였다. 멕시코가 월드컵에서 이날 스웨덴에 졌지만 한국의 예상 밖 독일전 승리 덕에 16강 티켓을 따내자 한국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면서 열광했다. 수도 멕시코시티 폴랑코에 있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는 이날 경기 직후 수백 명의 멕시코 응원단이 한국과 멕시코 국기를 들고 몰려와 "totdo somoso corea(우리 모두는 한국인)", "corea hermano ya eres mexicano(한국 형제들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라고 외치며 감사 인사를 외쳐댔다. 이 때문에 한때 대사관 업무가 마비됐다. 응원단이 계속 늘자 경찰차가 대사관 주변에 집결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만일의 사태를 감시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한국대사관 상공을 선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텔레문도, 텔레비사 등 멕시코 주요 언론은 멕시코 응원단의 한국대사관 방문 풍경을 담아내는 등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는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한 사실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각종 패러디물이 넘쳐났다. 멕시코의 상징인 소칼로 광장의 멕시코 국기를 태극기로 바꾼 사진, 멕시코 국기 중앙에 태극기를 집어넣은 사진 등 한국에 고마움을 전하는 표현물들이 속속 등장했다. 멕시코 최대 방송사인 텔레비사의 유명 앵커 로페스 도리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포르마의 천사 탑으로 가지 말고, 한국대사관으로 가라"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으로 향하는 인파가 늘어나자 경찰이 시내 중심대로인 레포르마에서 대사관행 행렬을 저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내 일부 식당에 '서울 수프', '손흥민 갈빗살' 등 한국 축구팀에 대한 감사 메뉴가 등장하기도 했다. 멕시코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주재원들에게 휴대전화 등을 통해 'Gracias(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쇄도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한 법인장은 "고객사들이 '우리 물건을 더 주문하겠다'는 말을 건넸다"면서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 근무하는 박미미 씨는 점심을 위해 식당에 가는 길에 멕시코인들로부터 해바라기 꽃다발을 받았으며, 교민 김설하 씨는 운전 중에 멕시코인들로부터 '감사해요 코리아'라는 말을 수없이 듣기도 했다. 멕시코 연방정부 외교차관 카를로스 데 이카사는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장관을 대신해 멕시코의 16강 진출 확정 직후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 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 덕분에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한국대사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한 레포르마 등 유력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쇄도했다. 김 대사는 멕시코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밀려들자 "대한민국 국민은 멕시코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멕시코는 이날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3으로 참패했지만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이긴 덕에 스웨덴과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2018-06-27

브라질·스위스 사이좋게 16강

브라질과 스위스가 나란히 조별리그를 무패로 마무리하고 16강에 올랐다. 브라질은 27일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세르비아와 치른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전반 36분 파울리뉴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23분 치아구 시우바의 헤딩 쐐기골로 2-0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은 1차전에서 스위스와 1-1로 비겼지만 이후 코스타리카(2-0 승)와 세르비아를 연달아 꺾고 2승 1무(승점 7)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스위스가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겨 1승2무(승점 5)의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세르비아는 1승2패로 아쉽게 16강 진출이 좌절됐으며 이미 탈락이 확정된 코스타리카는 승점 1을 얻는데 만족하고 1무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브라질은 16강전에서 E조 2위 멕시코 스위스는 E조 1위 스웨덴과 각각 맞붙는다. 브라질은 세르비아를 맞아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전반 2분 만에 필리피 코치뉴가 날린 슈팅을 시작으로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10분 왼쪽 윙백 마르셀루가 부상해 필리피 루이스와 교체되는 뜻밖의 상황을 맞았지만 공격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전반 25분 네이마르가 골 지역 왼쪽에서 날린 왼발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4분 뒤 가브리에우 제주스가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때린 슈팅은 다시 수비수에 걸렸다. 결국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는 코치뉴와 파울리뉴가 선제골을 합작했다. 전반 36분 미드필드 진영에서 코치뉴가 세르비아 수비진 뒷공간으로 찔러준 공을 파울리뉴가 쇄도하며 골키퍼를 피해 오른발로 살짝 띄워 차 골문을 열었다. 패배하면 탈락하는 세르비아가 후반 들어 만회골을 위해 총력을 퍼부었다. 그러나 후반 16분과 20분 골잡이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시도한 회심의 헤딩슛이 수비벽에 막히거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브라질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몇 차례 위기를 넘긴 브라질이 후반 23분 코너킥 기회에서 네이마르의 크로스를 수비수 시우바가 헤딩으로 꽂아넣어 추격하는 세르비아 선수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이밖에 스위스는 앞선 2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했던 코스타리카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와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코스타리카는 전반 5분 조엘 캠벨의 첫 슈팅을 시작으로 쉴 새 없이 스위스 골문을 노크했다. 그러나 셀소 보르헤스와 다니엘 콜린드레스의 슛이 각각 골포스트와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이 따랐다. 스위스가 오히려 선제골을 넣었다. 블레림 제마일리가 전반 31분 페널티박스로 쇄도해 들어오다가 브릴 엠볼로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강하게 차 골망을 갈랐다. 코스타리카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켄들 와스턴은 후반 11분 캠벨의 코너킥을 깔끔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3분 스위스 요시프 드르미치가 드니 자카리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렸다. 코스타리카는 경기 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 때 브라이언 루이스의 슛이 골대를 때린 뒤 스위스 골키퍼 맞고 자책골로 연결돼 결국 2-2 동점을 만들었다.

2018-06-27

16강 떨어지고도 기쁜 날

2010년 후 8년 만의 본선 1승 아쉬운 F조 3위…아름다운 퇴장 잠자던 '아시아의 호랑이'가 눈을 떴다.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 있는 실낱 같은 희망을 실현하진 못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맞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도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관계기사 9면>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기록한 건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1승2패 승점 3점을 기록한 한국은 F조 3위에 그쳐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승 후보 독일(1승2패)을 조별리그 최하위로 떨어뜨리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했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첫 등장한 1934년 이후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의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45분간 밀도 있는 두 줄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버텼다. 지난 18일 스웨덴전(0-1)과 24일 멕시코전(1-2패)을 잇달아 패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팀 독일을 상대로 전반을 실점 없이 막아낸 뒤 후반에 역습하는 전략을 짰다.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역습 위주의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반에는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좌우 날개 문선민(인천), 이재성(전북)을 제외한 필드플레이어 7명이 촘촘한 두 줄 수비망을 구축하고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같은 시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기를 치른 스웨덴이 멕시코에 앞서가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내몰린 독일은 공격적인 선수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마리오 고메스(슈투트가르트),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 등 공격수를 줄줄이 투입하며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지만, 김영권(광저우 헝다), 윤영선(성남) 등 수비수들의 육탄 방어와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쇼가 이어지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득점에 실패한 독일이 흔들리는 사이 한국이 과감한 역습으로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반 추가 시간에 드라마 같은 두 골이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고, 손흥민이 속공 상황에서 한 골을 보탰다. 김영권의 선제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무효로 처리되는 듯했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거쳐 득점으로 인정받았다. 마지막까지 요동친 본선 F조 경쟁 구도는 스웨덴과 멕시코(이상 2승1패)가 16강에 진출하며 막을 내렸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한국은 도전을 멈췄지만 후회 없는 승부로 한국축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송지훈 기자

2018-06-27

독일, 80년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첫 탈락

"한국은 공격적이었고 훌륭한 팀이다. 독일의 탈락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실망감이 크다." '전차 군단' 독일이 제21회 러시아 월드컵 F조 최종 3차전에서 '복병' 한국에 완봉패 조별리그 탈락이란 충격적 결과를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이자 56년만에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독일의 요아힘 뢰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은 1승2패에 그치며 1938년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한 이후 80년만에 두번째로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제2회 프랑스대회는 16개국의 단판 토너먼트 제도였기 때문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80년만에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독일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근 80년동안 본선에서 가장 낮은 순위는 8위였지만 한국에 덜미를 잡히며 역대 최악의 성적 기록이 바뀌게 된 것이다. 다음은 일문문답. - 오늘 경기에 대한 설명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챔피언이 되기 어려웠다.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실력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다. 항상 뒤처지며 따라가야 했다. 그러나 쉽게 경기를 풀지 못했고 골 결정력도 부족했다. - 디펜딩 챔피언이 초반 탈락하는 징크스가 이어졌다. 훈련장에서 준비를 잘했고 챔프다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만큼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나중에 자세한 분석을 해봐야겠다. -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으로 국민이 분노하는데 라커룸 분위기는. 말하기 어려울만큼 충격적이다. 경기 전부터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가졌다. 승리한 스웨덴전도 잘하지 못했다. - 한국이 예상한 대로 나왔는지. 예상대로였다. 공격적이고 많이 뛰었다. 상당히 수비가 강했으며 3~4명 정도 빠른 역습이 가능한 선수가 있었다.

2018-06-27

'1% 기적' 이룬 태극전사들

'신태용 코리아'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김영권ㆍ손흥민의 후반 추가시간 득점으로 1%의 '기적을 이루었다. 비록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피하지 못했지만 세계1위를 꺾으며 자존심을 세웠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정상에 올랐던 우승팀인 독일은 최약체로 불류됐던 한국에 패하며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우승국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2골차 이상으로 독일을 꺾어도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줘야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4-4-2 전술을 들고 나오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경험한 손흥민과 구자철을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좌우 날개는 문선민-이재성에게 맡겼다. <관계기사 2·3·4·6·8면> 손흥민과 구자철은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투톱 스트라이커로 호흡을 맞추었다.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한 '캡틴' 기성용의 빈자리는 실수를 거듭하며 비난을 샀던 장현수가 맡았다. 장현수는 독일 공격진을 무실점으로 커버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골키퍼는 여전히 조현우가 나서 신기의 선방을 이어갔다. 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티모 베르너가 내준 볼을 마츠 후멜스가 골지역 왼쪽에서 슈팅했지만 조현우가 온몸으로 막아내 실점을 피했다. 한국은 전반전 점유율에서 29-71%로 일방적 열세를 기록했지만 골을 내주지 않았다. 후반 11분 구자철이 쓰러지자 황희찬이 투입됐고 이후 체력이 급속하게 떨어지며 일진일퇴가 이어졌다. 독일은 아이스하키에서 흔히 사용하는 '골키퍼까지 공격'(엠티넷 작전)을 내세웠지만 도리어 손흥민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역대급 망신'을 자초했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bong.hwashik@koreadaily.com

2018-06-27

월드컵 못 나간 중국, 그라운드 밖에선 우승후보

내수 시장 벗어나 세계 시장 겨냥 FIFA도 거대한 마켓에 큰 관심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중국은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도 중국의 월드컵 열기는 뜨겁다. 월드컵 광고 시장을 점령했다. 영국의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제니스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총 광고액인 24억달러(약2조6500억원) 가운데 중국 기업의 광고액은 8억3500만달러(약9230억원)로 나타났다. 전체 광고액의 30%를 넘어섰다. 미국(4억달러)의 두배가 넘고 개최국인 러시아(6400만달러)의 10배가 넘는다. 러시아 월드컵은 지난해까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고전했다. 지난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며 미국·유럽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이 월드컵 후원에 시큰둥했다. FIFA는 그 빈자리를 채울 기업을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는데 때마침 중국 기업들이 대거 구원 등판했다. 4년전 브라질 대회 당시 중국의 월드컵 공식 스폰서 수는 단 1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5개로 늘었다. 한국은 FIFA 공식 파트너인 현대·기아차가 유일한 후원사다. 중국 기업 중 월드컵 광고에 가장 많은 돈은 쓴 기업은 FIFA 공식 파트너사인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그룹이다. FIFA는 스폰서를 최상위 그룹인 공식 파트너와 월드컵 스폰서, 내셔널 서포터 등 3단계로 나눈다. 공식 파트너는 월드컵을 포함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와 행사에서 독점적 마케팅 권한을 부여받는다. FIFA가 후원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공식 파트너의 경우 매년 적게는 2200만달러(약224억원)에서 많게는 4400만달러(약448억원)의 후원금을 FIFA에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2대 유제품 생산 기업인 멍뉴,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VIVO), 가전기기 업체인 하이센스(Hisense·海信) 등은 월드컵 스폰서로 활동한다. 월드컵 스폰서의 연간 후원액은 2500만~3500만달러(약276억~386억원)로 추정된다. 특히 멍뉴는 중국 기업 중 완다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후원 금액이 많다. 대회 기간 우유ㆍ요구르트 등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공급하는 멍뉴는 최소 20억 위안(약3424억원)의 마케팅비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중국의 전동스쿠터 생산 기업인 야디(雅迪)는 아시아 지역의 내셔널 서포터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는데도 중국 기업이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14억명이나 되는 내수 시장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내수 시장에서 선두가 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확대를 선언하면서 그 도구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축구광'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일으켜 세움)'도 중국 기업들의 월드컵 후원을 부추겼다. 중국은 시 주석의 뜻에 따라 각종 축구 사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자본은 잇따라 세계적인 축구팀들을 인수했다. 가장 최근 중국 자본에 팔린 구단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우샘프턴이다. 중국 출신으로 스포츠 기업을 운영하는 가오 가문은 지난해 8월 2억1000만파운드(약3100억원)에 사우스햄튼 지분 80%를 사들였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명문 구단 AC밀란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애스톤 빌라·버밍검 시티·울버햄턴도 중국 자본에 넘어간지 오래다. FIFA도 중국의 축구 사랑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사우디 아라비아ㆍ이집트 등 중동 강대국들의 단교 선언으로 월드컵 개최가 위기를 맞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중국 방문 당시 시 주석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당시 월드컵 개최에 대해 논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이 2030년 월드컵 유치전에 나서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월드컵 개최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축구 강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20년 중국축구협회 행동계획'까지 발표했다. 현재 75위인 중국 축구대표팀의 FIFA 랭킹도 70위안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18-06-27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